안똔체홉극장에서 벚꽃동산을 보고난 후
그 극단/극장에서 하는 또 다른 연극이 있다면 보러가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문자가 왔다.
"벚꽃동산" 관람객에게 1+1 으로 "잉여인간 이바노프" 의 티켓을 판매한다고.
어차피 볼 생각이었는데 1+1 이라니 놓칠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그냥 우울증에 걸린 이바노프가 결국 자살로 마무리 한다는
정도만 알고 갔는데도 내용도 충분히 이해가고, 몰입도도 엄청 높았으며,
배우들 연기도 모두 훌륭했다.
열심히 살아온 이바노프가 우울증에 걸리며 삶에 의미를 못 느끼고
힘들어하는 모습에서 요즘의 내가 겹쳐보였다.
예전의 나라면 왜 저렇게 살지... 했을 모습이 이해가 갔다.
모두가 이바노프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얘기하는 장면을 보는데 도망가버리고 싶은 이바노프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나도 우울증인 것인가......
세상 모든 사람이 결국 자기 자신만 생각하니 당연한건가
싶으면서도 이바노프의 감정에 이입되어
그 모든 것의 압박감을 견뎌내기 힘들었을 그 모습에 눈물이 날 뻔했다.
한편, 안톤 체호프 시대에 이런 우울증에 대한 연극이 있었다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다만, 요즘처럼 우울증이 하나의 병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현재
이상해졌다 라고 받아들이는 차이가 있겠지만...
그런데, 한편 생각하면 요즘도 이런 상황에 그냥 우울하다 로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우울증이라고 받아들이는건 쉽지 않다는걸 보면 요즘도 예전과 다르진 않은 것 같다.
생각이 많아지는 연극이었다.
연극 자체로는 추천하고픈 생각이 드는 정말 좋은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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