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문도 멘도” 전시회에 대해 아는 언니가 CJ ONE 에서 할인쿠폰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이후 CJ ONE 출석체크하면서 (포인트적립^^) 볼 만한 전시회가 있는지 자주 살펴본다.
MSCHF 는 금시초문이긴 했는데 전시 설명과 작품들을 보니 흥미로워 보였다.
거기에 설연휴에 볼 수 있는 할인쿠폰이 있어서 설에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 겸 해서 미스치프 전시회를 보러갔다.
처음에 나는 MSCHF 가 예명인 개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브룩클린을 기반으로 한 아티스트 그룹이고, mischief (장난, 악영향) 에서 모음을 제거한 이름으로 만든 것 이란다.
전시 제목인 “NOTHING IS SACRED” 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
11시에 미술관 오픈하면서 바로 도슨트가 있어서 같이 참여했다.
역시 전시는 도슨트를 듣고 작품을 보면 그냥 보는 것에 비해 좋다. ^^
전반적으로 MSCHF 란 이름답게 참 독특한 작품들이 많다.
아톰 슈즈라 불리우는 “BIG RED BOOT” 가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유명하단다. ^^
이건 신어볼 수도 있게 해줘서 나도 신어봤다. 이건 뭔가 창의적인 포즈를 취해야 할 것 같은데,
난 그런게 안되서 좀 아쉬웠다. ㅎㅎㅎ
성수로 만든 음료나, “Blur” 이란 작품으로 가짜 돈다발을 블러처리해서 웹사이트에서 판매해서
마치 진짜 돈인줄 알고 구매하게 만든다던가,
고전소설의 부분을 PPL 로 만들어 버린다는 발상(앨리스의 토끼 시계가 애플워치라는 설정) 은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명품들을 활용한 작품들도 많았다.
현미경으로 봐야만 하는 루이뷔통 가방도 참 독특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기 사고가 많은 미국에서 총기를 반납하는 사람들에게 그 총기를 녹여서 만든 검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작품의 의도와 검의 모습 모두 멋졌다.
사회 문제를 다룬 또 다른 작품으로는 미국의 비싼 의료비 영수증을 작품으로 만들어서 팔아서 의료비를 냈다는 것이 있었다.
참, 단순하면서도 사회 문제를 유쾌하게 다룬 느낌이 든다.
얼마전 “탁현민의 오바타임” 에서 큐레이터 홍지혜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잘라서 판 사람들에 대해 얘기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일하며 흘려들어서 이들이 MSCHF 인지는 몰랐다가 이 전시를 보러 와서 깜짝 놀랐다. ^^
말로만 듣던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앤디 워홀의 작품도 사서 똑같이 복제를 해서 어느 것이 진짜 인지 모를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이런 예술 작품 외에 에르메스를 사서 그 가죽을 활용하여 새로운 신발을 만들어서 팔기도 하였다.
한 마디로 기존 브랜드, 제품, 예술 작품 들을 사서 다시 창의적으로, 혹은 반항적으로 바꿔서 판매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인가 보다.
나이키 브랜드표시에 천사, 악마를 더해서 흰색/검은색 스니커즈를 만든 것은 갖고 싶기도 했다. ^^
그러나 왜 굳이 나이키 브랜드에 했을까? 그냥 자기 브랜드에 하면 안되었을까?
사실 처음에는 약간의 기득권적인 브랜드 혹은 사회를 비꼰다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는데,
그걸 활용해서 다시 판매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
말로는 거창하게 명품이나 충동구매 이런 것들을 꼬집는다고는 하지만,
최초의 창의적인 부분을 가져가서 그냥 편하게 판매하는 건 아닌가?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들이 순수하게 전시를 하거나, 아니면 하나만 만들어서 팔았다면, 그냥 예술가들이 작품하나 만든 정도로 생각했을텐데...
하긴 오바타임에서 홍지혜 큐레이터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잘라서 판매한 것에 대해
고전 작가들이라면 기분 나빠할 수도 있었겠지만, 데미안 허스트는 재미있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하긴 했다.
내가 꼰대라 이리 생각하는 것이었을까? ^^;;
전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고 재미있게 잘 보긴 했다. ^^
타 브랜드를 이리 저리 바꾸는 것 보다는 사회문제를 유쾌하게 다루는 편이 더 좋아보이긴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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